새로 만난 Grace 선생님은 일단 거주지도 필리핀이 아니라 동유럽 쪽이고, 영어, 타갈록어, 덴마크어를 비롯해서 5개국어를 구사하십니다. 상당히 실력파이신 듯했습니다.
첫 수업 때, 선생님도 다소 긴장하셨는지 말을 엄청 빨리 하셨습니다. 단어 하나하나를 캐치해내는 데 애 좀 먹었습니다ㅎ; 하지만 수업 횟수가 거듭될수록 서로 적응이 되어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가장 큰 특징은, 틀린 부분에 대해 지적을 비교적 칼같이 하신다는 겁니다. 그것도 살갑게 해주시는 게 아니라 정말로 냉정하게 하십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주눅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든 실력 향상을 위해선 당근만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채찍이 있어야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그러한 수업 방식은 한편으로는 저를 주눅들게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 표현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제가 수업 도중에 '현지의 이슈나 현지인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생활 표현들을 익히고 싶다'고 요청하자, 어떤 사이트를 소개해주시면서 거기서 하루에 기사 하나씩 읽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만큼 학생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시고 학생의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상기(上記)한 바처럼 실수에 대한 칼같은 지적에 학생이 쉽게 주눅들 수 있다는 점과, 지적할 때 표정이나 태도에 다소 귀찮음(?)이 묻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들고 싶습니다. 물론 선생님 본인의 의도와는 다를 수도 있겠으나, 상대방인 제가 느끼기에는 그랬습니다.
회화 능력 향상이 절실했기에, Grace 선생님의 채찍을 감수하고라도 수강연장을 하려 했으나, 그 전에 같이 수업했던 Gem 선생님이 연락해 본인과의 수업을 부탁했기에, 부득이 Grace 선생님과의 수업은 여기서 종료하려 합니다.
한두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Grace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