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썼던 글을 그대로 가져온 거라 반말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한 달 동안 수업하시느라 고생하셨던 Maricel 선생님과, 매번 빠르게 응대해주셨던 필립 잉글리쉬의 모든 직원분께 감사드립니다.
12번의 전화영어가 끝났다. 영어실력에 큰 변화가 없는 듯 하면서도 많이 바뀌었다고 느꼈다. 가장 크게 바뀐 점들을 나열해보자면,
1. 글 읽기가 수월해졌다.
수업은 매 수업마다 그날의 뉴스기사를 읽고 기사 하단에 있는 Discussion 4가지에 대한 답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처음에 선생님이 기사를 다 이해했냐고 물었을 때 70% 정도 이해했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했지만 계속해서 기사를 읽는 경험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좀 더 읽기에 익숙해졌다. 나는 단순히 기사 읽는 것만 편해진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뉴스기사는 고정적으로 쓰는 어휘가 있어서 익숙해지기가 더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사 읽는 것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읽기 능력이 향상됐다는 걸 느꼈다. 전화영어를 시작하기 전에는 읽기 힘들었던 책 The Giver가 수업 이후에는 술술 읽혔고(머릿속에 이미지까지 연상되면서), 영어로 된 글 대부분이 이전보다 더 쉽게 다가왔다.
2. 쓰기 실력이 늘었다.
전화영어를 시작하기 전에는 따로 쓰는 연습을 한 적이 없었다. 근데 이번에 수업을 진행하면서는 기사를 다 읽은 후에 내가 할 수 있는 말로 내용을 요약해야 했고 질문 네 가지에 대답도 해야 했다. 수업시간에 음...이라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고 제대로 대화하려면 그 전에 미리 대답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미리 써보는 연습을 하게 됐다. 문장을 일단 먼저 한 번 써보고 내가 쓴 걸 네이버 영어사전에다가 검색해본다. 그럼 비슷하게 쓰인 예문도 나오고 내가 쓴 문장의 해석도 나온다. 처음엔 내가 의도했던 것과 완전 다른 뜻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많았는데 갈수록 그런 횟수가 줄었다. 수업 후반에는 선생님이 문법 고칠 게 별로 없다고 말했던 적도 있으니 확실히 쓰기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3. 듣기와 말하기는 아직 잘 모르겠다.
선생님이 필리핀 분이라 내가 일반적으로 아는 영어발음과 다르게 발음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가끔 한국 드라마에 대해 얘기할 때면 너무 흥분해서 말씀하시는 나머지 말이 너무 빨라서 잘 안 들릴 때도 있었다. 그래서 듣는 건 좀 그 상황에서 맥락껏(?), 눈치껏 알아듣는 느낌이었다.
가끔 전화영어 후기를 보면 필리핀 선생님들의 억양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는 후기가 종종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게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영어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국적이 북미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소통의 수단으로 영어를 잘하기 위해선 다양한 억양을 듣는 게 오히려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미국영어가 듣고 싶다면 넷플릭스만 틀어놔도 된다고 생각했어서 딱히 신경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말하기는 그래도 많이 늘겠거니 하고 예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늘지 않았다. 아니 늘긴 늘었으나 읽기와 쓰기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해야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충분히 말하는 연습하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패턴을 좀 익혀놨더라면 말하기가 훨씬 더 많이 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결국 내 노력과 연습의 부족이다.
누군가가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수강할 거냐고 묻는다면 난 그러겠다고 100%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업체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유는 1) 수강료가 타업체 대비 굉장히 저렴하고 2) 고객센터의 대처가 빠르고 정확하며 3)꾸준히 한다면 영어가 더 늘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퇴사하고 할 거라서 한 달 뒤에 다시 재신청할 예정이다. 멈추는 동안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영어에 도전해봐야겠다.